프로야구 KBO리그에 출몰한 회장들│구단이 모기업만 바라보는 이유
며칠 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김승연 회장이 한화의 승리를 보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계속 잡혔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한화가 자랑하는 불꽃쇼도 펼쳐졌죠.
뿐만 아니라, 작년 LG트윈스가 29년만에 우승할 때의 구광모 회장부터 야구사랑이 각별한 SSG의 정용진 회장까지, 회장님들의 야구장 방문은 늘 뜨거운 화제가 되곤 하죠.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듭니다. 다른 스포츠는 이렇게까지 모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 것 같은데, 야구는 왜 모기업의 중요성이 높을까요?
모기업의 자금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시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우리나라 야구단들은 스스로 돈을 벌지 못하는지에 대해 일반적으로 덜 알려진 이야기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국내 프로야구 산업의 수익 구조 문제
모기업 회장님들의 행보가 큰 주목을 받는다는 점이 방증하듯, 야구 산업에서는 아직까지 뗄 수 없는게 바로 강력한 모기업의 지원입니다.
단적으로 팀 명만 봐도 우리나라 기업의 재계순위 20권 안에 들어가는 기업의 브랜드명을 가진 팀이 10개 구단 중 8개 구단, 즉 80%의 비율을 보이고 있죠.
야구단 수익 구조에는 다양한 문제점과 오류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야구장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점, 티켓을 자체적으로 관리하기 보단 외주로 관리한다는 점과 단편적인 시스템, 규모에 비하면 높은 선수단 연봉의 문제 등 다양하고 보편적인 문제들이 있죠.
하지만 오늘은 그 외의 문제점들을 보려 하는데요,
애초에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유입으로 시작이 되었기에 모기업 베이스의 시스템은 어쩔 수 없긴 합니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야구단의 수익구조는 대부분 모기업의 지원 형태로 여전히 바뀌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데요.
모기업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작년 기준으로 각 구단 수익 중 모기업 지원의 비율이 엘지트윈스가 72%로 가장 큰 의존도를 보였고,
그 외 의존 비율이 40퍼센트가 넘는 구단 또한 5개 구단으로 평균적으로 약 45퍼센트의 구단들이 모기업의 광고비 지원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물론 모기업 의존도가 22년 평균 50퍼센트에서 23년 45퍼센트로 줄었다는 것은 고무적이고 희망적입니다만 아직 자생은 너무 먼 나라 얘기죠.
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문제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우선, 전체 구단의 구성원만 보더라도 작년 기준 한국 프로야구 구단은 평균 611억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평균 인원수는 55명임을 감안했을 때 정말 단순 계산으로 구성원 한 명당 회사의 수익을 11억 정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대기업 구성원들 수치와 비교해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죠.
프런트 구성원들의 역량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규모에 비해 적은 인원들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그러한 영향으로 신규 서비스들을 제공하기는 커녕 기존의 사업만 유지하기도 급급한 실정임을 무시할 순 없죠.
그렇다고 구성원들의 역량은 문제가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단적으로 구단 헤드의 케이스만 봐도 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은 전문 경영인을 선임하기 보단 야구선수 출신 혹은 그룹의 임원 출신을 앉히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다보니 그 역량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선임 기간도 대부분 짧다 보니 수익구조를 개편하거나 팀을 바꾸기엔 역부족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프로야구 구단들은 자생의 힘이 전혀 없는걸까요? 아주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사례들이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MLB의 사례를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해외 프로야구 산업의 수익 구조, 자생 사례
MLB의 경우 구단 대부분은 구단주 개인의 소유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회사에 구단이 소속되고, 그 회사의 오너가 구단주가 되는 것이 아닌, 구단주라는 개인 아래 회사가 운영되는 건데요,
MLB 구단의 주요 수입원은 글로벌한 중계권료, 입장료 그리고 수익 공유 제도 등입니다.
그 중 수익공유제도는, MLB산하 30개 구단의 입장료 및 중계권료의 48%를 각출하여 공동기금으로 조성 한 후 모든 구단이 균등하게 나눠 갖는 제도로 인기구단과 비인기 구단의 격차를 줄임과 동시에 수익성에서 경쟁력을 보존하기 위한 제도죠.
물론 이를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지만(피츠버그, 플로리다,토론토,시애틀,텍사스 등) 일부 비인기 구단들은 오히려 수익배분금과 방송중계료가 구단의 수익 중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리그 전체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구성원도 차이가 있습니다. MLB의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의 기조로 팀을 운영하는 템파베이 레이스는 정말 비인기 팀 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수는 300명이 넘습니다.
단순히 300명의 인원이 넘는 것 뿐만 아니라 세분화된 직무로 직원들을 고용하며 구단을 운영하죠. 마케팅 혹은 IT 운영 같은 분야를 주로 외주에 의존해 운영하는 한국과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차이를 만들어 내겠죠.
물론 구성원의 역량으로, 그 중에서도 단장의 역량으로 성공적인 성과를 낸 사례들도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영화 머니볼로 많이 알려진 빌리 빈과 더불어 저주를 풀어낸 단장으로 유명한 테오 엡스타인 입니다.
테오 엡스타인은 비선출로 29세의 나이에 당시 역사상 최연소 단장을 역임한 인물인데요, 과감한 행보들을 보여주면서 보스턴에서 86년 만에 우승, 컵스에서 108년 만에 우승을 이뤄내며 저주를 풀어냈었죠.
이런 다양한 사례들, 팀을 위해 일해줄 충분한 인력 그리고 전문 인력이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준거 아닐까요?
물론 MLB와 KBO는 규모를 비롯해 정말 갖가지가 다 다르기에 단순비교는 어렵겠지만, MLB는 실로 스포츠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많이 보고 참고로 삼는다면, KBO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프로야구 팬들을 위한 구단 자생 노력의 필요성
물론 눈으로 보이는 수익이 다가 아니기에 기업도 적자의 산업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수하며 운영을 하고 있는 거겠죠.
스포츠를 비롯해 여러 산업들을 다 보아도 기업명을 외치며 거기없인 못산다거나 사랑한다거나 최강이라고 외치며 열광하는, 고객이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산업은 흔치 않습니다.
돈이 아닌, 어떤 무형의 가치가 분명 존재하고, 기업들도 이를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서 프로야구 산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리그와 같이 100년 이상 지속되기 위해선 자생의 능력이 분명히 구단들한테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언제까지고 기업들이 계속 야구단을 필요로 할지, 알 수 없기 떄문이죠.
우리나라의 구조상 당장은 건전한 재정 구조를 통한 자생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차차 중계권 계약금의 증가와 여러 수익 구조가 개편된다면 수익 구조가 나아짐은 물론, 구단 자체가 별도의 기업으로서 자생하는 날 역시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요?
오늘 영상은 여기까지 입니다. 야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먼 미래에도 그 행복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구단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다음에 더 재미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야구와 관련한 모든 포스팅은 유튜브 채널 야인시대(Yain Baseball)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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